이 글은 "광야의 소리" 2015년 7/8월호에 올린 기사입니다.
금년은 몬순 계절이 예년 보다 한달 더 일찍 다가와서 6월부터 시작해서 소나기가 자주 내려 바짝 말라가던 리오그란데 강물이 불어 7월에 들어서서는
강물의 수위가 지난 5년간 기록에서 최고치에 달했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신문 기사를
읽고 카메라를 들고 리오그란데 강가로 가보니 강 물이 엄청나게 불어 세차게 흘러 빨간 진흙 색갈의 강물로 변해서 뚝과 뚝사이를 꽉 차게 흐르고
있었다. (표지사진 참조) 신문 기사에 의하면 센트럴 다리지점에 강물의
흐름은 3000 cubic feet per second, 강물의 깊이는 5.3ft로서 근래에 없던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가뭄으로 이 곳 강물의 흐름이 2년 전에700cfs 이하로 내려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리오그란데 강은 북미에서 4번쩨로
긴 강이다. 콜로라도 남쪽 산환 산에서 시작해서 뉴멕시코 고원지대를 거쳐 택사스 엘파소에 이르고 멕시코와 택사스 사이 국경을 1000마일 정도 흘러 멕시코만으로 들어가는 강이다.
기리1896마일(3051km)의
긴 강이다. 강 이름 리오그란데의 리오(Rio)는 스페인어로서 강(River)이란 뜻이고 그란데(Grande)는 크다는(Great)의미를 갖고있다. 뉴멕시코의
건조한 사막땅 광야를 흐르는 이 강은 알버커키를 포함해서 강을 따라 생긴 여러 도시와 농촌에 생명의 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리오그란데 강은 사막의 오아시스 역활을 한다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으로 부터 85년전 이곳 알버커키에
와서 2년간 요양생활을 하고간 한국인이 있다. 그가 리오그란데 강을
보고 느낀점을 그의 회고록에 이렇게 썻다. 고 한경직목사의 자서전 <나의 감사>에 나오는 글이다.
샌디아 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면 가을 빛 같은 넓은 평야가 펼쳐졌다. 그런데 유난히
리오그란데 강 주변만 푸른 띠를 두른듯 풍요로운 평야가 펼쳐졌다. <중략>. 샌디아 산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내려다볼 때면 물이 얼마나
귀한 자원인지, 물이 왜 생명의 근원인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주님께서 성령의 은사를 이러한 물에 비유해 가르치신 이유도
알것 같다. 물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듯이 성령이 계신 곳에 참 생명이 넘쳐흐르는 게 아니겠는가.
1930년 당시 폐결핵 환자였던 신학생 한경직은 병세가 어느정도 회복되어
산디아 산위에 올라간 일이 있었는데 그때 리오그란데강을 내려다보고 물이 생명의 근원임을 확인 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던졌던 일을 회고하는 글을 쓰신 것이다. 리오그란데 강에
찬사를 보낸 최초의 한국인이 아니였을까 생각하게 된다.
1970년 초기에 한국인 시인 한 분이 알버커키에 오셔서 몇년간 살다 가셨다.
그가 처음 이곳에 와서 감탄한것 중의 하나가 사막에 흐르는 리오그란데강과 사막의 도시 알버커키에 있는 나무들이 모두 수돗물로
키워지고 물걱정 안하고 사는 이곳의 도시 환경이였다. 그 당시 한국은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였고 서울에서도 지대가 높은 동네에서는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던 때 였다.
시인 황갑주선생이 쓴 <조국엔 한강이 흐르는데>라는 시의 한 부분을 옮겨 본다.
비도 안 내리고
냇물도 볼 수 없는
뉴 멕시코주, 끝없는 사막
장화 신고도 건너는 사막의 강
저 유명한 리오 그란데
삼십오만의 인구
이곳 알버커키시
넓이는 서울만 할까
울창한 숲이 도시를 덮는데
일일이 수돗물로 키우는 숲
강물을 쓰듯, 강물을 쓰듯
비가 오든지 말든
시민은 일년이고 십년내내
비야 오든 말든지
물걱정 비걱정이 없는데…
1970년대 당시 알버커키 시민이 물 걱정 비 걱정 안하고 살수 있었던 것은
저절로 된 일은 아니였다. 리오그란데
강물이 연속 되는 가뭄에는 말라 버릴수도 있다는 위험을 미리 내다보고 콜로라도 산환리버 강의 지류에서 물을 따서 뉴멕시코로 보내는 큰 사업을 해
낸것이 리오그란데 강이 가뭄에 관계없이
일정한 흐름을 유지해 주었고 알버커키 시민은 물걱정 없이 살수 있었던 것이다.
산환-챠마 프로젝트 라고 이름
지은 공사가1964년에 시작 되었는데 이 프로젝트는 산환리버(San Juan River) 강의 지류인 Rio Blanco, Navajo, Little Navajo 세개의 하천에서 일부분의
물을 따서 몇단계의 터널을 통해서 대륙분수령, 즉 컨티넨탈 디바이더(Continental
Divider) 산을 관통하여 뉴멕시코로 물을 보내는 사업계획이다. 다시 말하면
콜로라도에서 태평양쪽으로 흐르던 강물의 일부를 27마일의 터널을 뚫어 산을 관통해서 뉴멕시코로 보내어 리오챠마
강으로 합류시키고 이어 리오그란데 강과 합류하게 하여 결국 태평양으로 가던물이 대서양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다.
산환-챠마 프로젝트는 저수지
공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터널중에 제일 긴 아조티터널(Azotea Tunnel)을 통해 뉴멕시코로 넘어온 물은 일단 헤론(Heron)
저수지에 저장하도록 했다. 그 다음 저수지에서 나온 물이 리오챠마(Rio
Chama)강과 합류하게 했다. 합류된 강은 엘바도(El
Vado)저수지를 거쳐 아비큐(Abiquiu)저수지로 흘러가게 했다.
리오챠마강은 더 남쪽으로 내려와 에스파뇰라(Espanola)에 와서 리오그란데 강과 합류되고 합류된 강물을 다시 조절하기 위해
알버커키 북쪽에 코치티(Cochiti) 저수지를 만들어 리오그란데 강이 알버커키에 도달했을때에는 가뭄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위를 유지할수 있도록 하였다. 1971년 완공된 산환-챠마 프로젝트로 인해 챠마 북쪽 콜로라도에서 출발한 콜로라도의 강물은 이렇게 터널과 여러 저수지를 거쳐 200마일이나 되는 긴 여행을
하여 알버커키까지 흘러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까지 알버커키 시민에게 공급되는 수도물은 리오그란데 강물을 직접 정수해서 써 온 것은
아니였다. 식수를 제공하는 수도물은 강물이 아닌 지하수에 의존해 왔다.
알버커키지역 지하 구조를 보면 리오그란데 강을 중심으로 하여 좌우 지하에는 자갈, 모래, 진흙이 섞여서 구성된 넓은 지질층이 있다. 물이 스며 들어가기 좋은 이 지질층으로 스며 들어간 물은 오랫동안
저장되게 된다. 이 지질층을 대수층(帶水層:Aquifer)(별명:함수층 含水層)이라고 하는데 지하수를 풍부히 저장하고 있어서 알버커키 식수의
공급원이 되었다. 1900년대 후반까지 사람들은 이 대수층이 워낙 커서 저장된 지하수가 풍부함으로 알버커키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물걱정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믿어 왔었다. 그런데 지하수의 수위가 점점 내려가는것을 뒤 늦게 알고 지하수 상황을 정밀 조사
하게되었다. 1993~1994년에 걸친
조사결과 그때까지 믿어 왔던 대수층의 크기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작다는
사실과 대수층으로 스며 들어가는 물 수량의 두배에 해당하는 물을 퍼올려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수층의 물이 고갈될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대한 대책으로 리오그란데 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산환-챠마 식수 프로젝트(San Juan Drinking Water Project)를 계획하고 그 사업을 2004년부터 착수하게 되었다. 리오그란데 강물을 끌어드리는 제방 공사, 38마일에 이르는 수돗물 공급 파이프 공사를 시작했다. 하루에 8천만 갈론의 정수처리를 할 수 있는 1억6천 만불이 소요되는
정수시설을 2008년에 완공시켰다. 총 공사비는 약 4억불이
되었다. 이후부터는 리오그란데 강물을 수돗물의 주 공급원으로 하고 부족한 부분은 땅 밑의 지하수를 펌프로
끌어 올려 쓰게 되었다. 몇년뒤에 지하수
수위를 다시 조사한 결과 대수층의 수위가 차츰 올라가기 시작한것을 확인하고 대수층 수위 하락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을 확인 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수층이 재 충전 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을 요하는 과정이여서 대수층 수위가 50피트 정도 올라 가는데만 해도 약 40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우리가 마시는 한 컵의 수돗물이 어디서 온것인가? 200마일 북쪽 콜로라도 산환강 지류에서 터널을 통해 뉴멕시코로
내려온 리오챠마 강물과 콜로라도 남부 산환산과 타오스 북쪽 산에서 내려온 물이 리오그란데 협곡을 거쳐 내려온 리오그란데 강물과 합쳐서 알버커키까지
내려온 물을 정수시설로 끌어들여 여러단계 공정을 거쳐 깨끗한 물로 정수하여 우리 가정에 까지 온것을 생각해 보면 한 컵의 물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셔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잔디 밭이나 정원에 주는 스프링클러 물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5년은 이례적으로 가뭄의
연속이 계속 되었었다. 겨울철 콜로라도
산악지대에 내린 적설량도 줄어서 산환리버 강물 조차도 뉴멕시코에 필요한 양의 물을 보내지 못해서 헤론 저수지가 바닥이 날 정도가 되었었다.
금년에 일찍 시작한 몬순 계절로 지금 내리고 있는 소나기 비는 참으로 고마운 비다.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 되었지만 물 아끼는 시민 정신은 어느때나 다름없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말에 ‘마구 헤프게 쓴다’라는 표현으로 ‘물 쓰듯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이런 표현은 물이 모든것 중에 가장 흔하고 값싼 것이라는데서 생겨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비가 적게 오는 이곳 뉴멕시코에서는 물은
한국말에서 뜻하는 흔하고 값싼 물로 취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뉴멕시코의
수돗물은 아껴 쓰고 또 감사하면서 써야 할 것 같다. 뉴멕시코의 수돗물도 물이긴 하지만 물 쓰듯 해서는 않되겠다는
말이다.
알버커키
수도국에서는 시민들의 수도물 아껴쓰기를 권장하고 있다. 금년도 목표는 일인당 하루에 물 사용량이
135갈론을 넘지 않도록 권하고 있다.
우리집 수돗물 사용은 얼마나 되는지
평소에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알버커키 수도국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집 수도요금 계정 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지난 일년동안 매달 사용했던 수돗물의 양과 전체 평균치를 비교해서 그래픽으로 잘 보여주고 있음을 보았다. 지난달 꽃 밭에 물 주는 스프링클러 꼭지하나가 부러져 있어
물낭비가 있었던것을 뒤 늦게 발견하고 고친일이 있었는데 웹사이트 그라프를 보니 거짓말 같이 그 달만 수돗물 사용량이 평균치 이상으로 올라가 있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알버커키 버나리요 수도국에서는 절수운동을 위해서
100만불에 해당하는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일반 시민들이 잘 모르는 일이 아닌가 생각 된다. 예산이 쓰이고 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세가지의 리베이트(환불)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글을 맺는다.
1. Indoor Rebate
주택 안에서의 수도물 절수를 권장하는 리베이트인데 물을 아껴 쓰는 시설을 구입 설치를
했을때 주는 리베이트이다. 최근에 나온 세탁기는 물을 옛날의 제품보다 물 사용량이 훨신 많이 줄었기 때문에 절수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런 세탁기를
구입했을때에는 $100의 리베이트를
받을수 있다. 리베이트 받을수 있는
세탁기 리스트는 수도국 웹사이트에서 볼수 있다. 최근에 나온 제품은 거의 다 혜택받는 대상이 된다.
영수증을 복사해서 신청하면 리베이트를 받을수 있다.
2. Outdoor Rebate
옥외에 수돗물 절수에 도움되는 설치물 구입이나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를 심었을때 주는
리베이트이다. 나무는 물을 필요로 하지만 나무로 인해서 생기는 그늘은 여름 뜨거운 햇빛을
막아줌으로 물의 증발을 줄여주기 때문에 나무를 정원에 심는것을 권장하고 있다. Tree-Bate 프로그램은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120여종의 나무를 구입해서 심었을때 나무값의 25%를 리베이트 해준다. 가정당 $100까지 허용하고 있다.
3. Xeriscaping Rebate
잔디를 없애고 자갈을 깐다든지 물을 적게 요하는 세리스케잎 정원으로 개조 할 경우에 주는
리베이트이다. 공사용 기계 렌트비용에서 공사비 리베이트등 여러 종류의 리베이트가 있다.
상세한 정보는 전화 842-WATR(9287) 또는 웹사이트 www.abcwua.org 를 통해서 얻을수 있다.
(글:이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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