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시인 황갑주선생과 1973년에 출판된 그의 시집 “하늘이 따라와”.
주말(週末)엔
만날 때마다
조국위해 일하는
보람만 외치던
노평식(盧平植)형
긴 연구생활 끝에
아주 귀국을 하고
서울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내 조국은 내 조국의 힘만이
누구를 의지할 나라도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만나면 결국 부정부패의 이야기
이젠 조국에 갔으니
물들지 않고 살 수 있을지
못견디다 되돌아 올지
조국에 가서 일하자
일하자던 노(盧)형!
소감이 듣고 싶지만
그후, 소식이 없고….. .
이곳 뉴 멕시코주
미국서도 외지고
외로운 알버쿼키 시에서
교포들끼리 만나는 주말은
향수를 덜면서
향수를 더 느끼게 한다.
이경화(李京樺)형도 학위를 따면
어서 귀국할 생각만 하고
현천호(玄天鎬)형도 학위를 따면
귀국할 준비밖엔 잡념이 없고
김동원(金東源)형도 조국에서 살지
항상 조국만이 있는….,
이곳 뉴 멕시코주
앨리조나와 택사스주 사이
미국서도 외지고
외로운 알버쿼키시에도
우리끼리 만나는 주말엔…. .
황갑주선생은 한국에서 동국대학 국문과를 나오셨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등단했고 국어교사및 영어교사생활을 하시다가 CCF미국인 기관인 기독교 아동 복리회에서 번역실장, 거택구호부장으로 일하시다가 도미하셨다. 그런 배경이 있음에도 낮은 봉급은 받는 호흡치료사의 직분을 기쁜마음으로 열심으로 일하신것을 보았다. 오히려 좋은 처지에 있었던 간호사이신 부인 못지않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는일에 친절과 열심으로 일했던것을 기억한다. 그분이 UNM병원 병실을 다니면서 환자를 도와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 경험을 주말에 모일때 마다 얘기하셨는데 이런 직장생활 가운데서 쓰여진 시중에는 아래와 같은 시가 있다.
환자 할머님
퇴원한 지 오래이지만
80이 넘는
환자 할머님
녹슨 립스틱
헐어진 분갑
벗겨진 거울
카나다에서 손님 온다고
떨리는 손으로
세수하시고
젊었을 때
거울 속
그 입술과 화장
힘이 드신지
카나다에서 손님 온다고
몇번이고 자랑 하시며
떨리는 화장
임종의 세월은
가까워
의사도 병실을
지나만 가는데,
1970년초의 우리나라는 참으로 가난했다. 서울에서도 조금만 지대가 높은데 사는집에는 수도물이 제대로 안나오는 때가 많았다. 그런데 사막의 도시에 와서 물걱정 안하고 사는 이곳 환경을 보고 가난한 조국을 생각하며 쓴 글이 다음에 소개하는 시다.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 담긴 글이다.
조국엔 한강(漢江)이 흐르는데
밤에 잠도 못 자면
새벽에 밥물만은 주던
내 살던 서울집엔
그 후 아예 밥물도 끊기고
다달이 요금 고지서는
기한을 재촉하면
수도선이라도 유지해야지…. ,
비도 안 내리고
냇물도 볼 수 없는
뉴 멕시코주, 끝없는 사막
리오 그란데 강은 흐르지만
장화 신고도 건너는 사막의 강
저 유명한 리오 그란데
삼십오만의 인구
이곳 알버쿼키시
넓이는 서울만 할까
울창한 숲이 도시를 덮는데
일일이 수도물로 키우는 숲
강물을 쓰듯, 강물을 쓰듯
비가 오든지 말든
시민은 일년이고 십년내내
비야 오든 말든지
물걱정 비걱정이 없는데….. ,
구청장께 편지 쓸까
시장께 진정서 쓸까
대통령께선 문제도 안 될는지
발전 있으니 희생은 보통일는지
애들 세수나 하고
학교 가는가
타국와서 까지
담임선생께
브끄런 편지를 써야하네
조국엔 한강이 흐르는데
산맥 따라 골짝마다
평야엔 강물이 넘쳐 흐르는데… .
다음호에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넓은 하늘과 광야를 읊은 시를 몇편 더 소개 하기로 하고 이번호에서는 위의 세편의 시 소개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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